문화

如一同行 백 스물 네번째 - 담양

세종해피뉴스 2023. 8. 9. 18:48

용흥사를 나와,  세찬 빗줄기가 나의 여행을 어렵게 하나, 우산을 받쳐 들고 길가에 자리한 보물을 찾아나선다. 차로 지나기 쉬운 두개의 보물을 지닌 길이 있다. 길 하나를 두고 하나는 남산리 보물로 하나는 객사리보물로 나뉘어 자리하고 있다. 담양읍에서 순창 가는 길을 가다 보면 넓은 평지가 전개 되는데 절터의 흔적은 없고 들 가운데에 이 석탑만이 서있는 곳이 있다.  이곳은 관람을 위한 주차시설이 없어 불편한 점이 있다.

 

담양의 남산아래 너른 공터에  서있는 탑,  에전 절터 인듯 한 사지이지만, 기록을 알수 없는 이 곳은  산아래 주변을 둘러 볼 수 있는 너른 공간에 건물터와 우물이 자리하고 있다. 

 

[보물 제 506 호  담양 남산리 오층석탑]

탑은 1층의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올리고, 머리장식은 모두 없어졌다. 기단은 다른 탑에 비하여 높이가 낮고, 기단 맨 윗돌의 너비가 1층 지붕돌보다 좁은 것이 특이하다. 탑신의 체감률은 안정적이고, 2층 이상부터는 몸돌을 받치는 두툼한 괴임을 새겨 고려시대 석탑의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지붕돌은 두껍고 처마는 경사지고 네 귀퉁이는 가볍게 들려있다. 또한 귀퉁이에는 풍경을 달았음 직한 구멍이 있어 장식의 모습이 궁금하다. 백제의 옛 땅 안에 위치하고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모방하여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주목된다고 한다.

 

 

석당간 앞에서 보면 길 건너에 오층석탑이 자리한다.  같은 사찰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웃하고 있다. 석당간 앞에도 주차시설이 그리 좋지는 않다. 이곳에 새로운 공원 시설이 들어서  있는 듯 하나, 예나 지금이나 주차는 어렵다. 처음에 당간이 존재하는 것과 그 것도 석당간 임에,  길을 점령하며 사진 찍던 일이 생각난다. 논한가운데 자리한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지금도 울창한 메타스퀘어에 숨어 그 모습을 잘 내 보이지 않고 있다.

 

[ 보물 제 505 호 담양객사리 석당간]

연꽃잎이 새겨진 돌 위에 당간을 세우고 양 옆에 기둥을 세워 지탱하고 있다. 당간은 가늘고 긴 8각 돌기둥 3개를 연결하고 연결부위에 철띠를 둘렀다. 꼭대기에는 쇠로 만든 둥근 보륜(寶輪:바퀴모양의 장식)이 있는데 풍경같은 장식물이 달려있고 위에는 철침이 솟아있다. 바로 옆에 세워져 있는 석비(石碑)의 내용으로 미루어, 현재의 이 석당간은 조선 헌종 5년(1839)에 중건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굵은 빗속에 맞이한 두개의 보물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길을 나선다. 보물은 아니지만 나의 발길을 잡는 영은사 석조 보살을 보려 발길을 옮긴다. 

전라남도 담양군 금현리 영은사의 절터, 1976년 터를 닦아 새로 사찰을 지어 옛 절터의 석불 2구를 세워 법당의 중앙에는 광배(光背)를 갖춘 석불좌상(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143호)을 그 옆으로 다른 불상을 모시다 가, 이번에 불사로 새로운 법당을 지어 석불좌상을 모시고, 작은 불상은 영산전 중앙에 모시는 중인 듯 하다. 

 

[ 무명의 법당]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새로이 건립 한 이층 누각형의 전각이 자리한다. 새로이 건립하여 갑자기 방문한 방문객에게 불상을 볼 수 있게 하여 주어 안으로 발을 디딘다.

 

[영은사 석불 좌상]

단청이 없이 자리한 석불 좌상이 오히려 내게는 멋지게 보인다. 새 건물에서 풍기는 향을 느끼며 곁을 내어 잠시 머물며 바라본다. 이 불상은  불신과 광배를 하나로  머리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이 솟아 있고, 둥근 얼굴에 이목구비가 선명하지 않으며, 몸체는 평편하며  왼쪽 어깨를 감싼 옷을 입고 U자형의  옷주름을 도드라지게 새겼다. 몸 뒤쪽에 있는  커다란 광배에는 머리광배를 한 줄의 선으로 두르고 바깥부분에 불꽃무늬를 새겨 넣었다. 이 불상은 전라남도 영암의 도갑사 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호)과 비슷한 양식으로 신라말 고려초에 유행한 지방적인 유파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고 한다. 

 

1976년 터를 닦아 새로 사찰을 지어 옛 절터에 넘어져 있던 석불 2구를 일으켜 세워 법당에 모시고 있는데, 당시 법당 중앙에는 광배를 갖춘 석불좌상(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143호)이 있고 그 옆으로 이 불상이 오른쪽을 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광배를 갖춘 석불 좌상을 새로이 전각을 지어 모시게 된 것 같다.

 

[영은사 영산전]
[영산전 석불좌상]

 이 불상은 목 부분을 시멘트로 붙이고, 민머리 위에 솟아 있는 상투 모양의 낮은 머리묶음도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었다. 얼굴도 많이 닳아서 자세한 기법을 볼 수 없지만 눈·코·입 등이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원만한 모습을 보인다. 왼쪽 어깨만 감싼 옷을 걸치고 있으며, 몇 줄기의 평행선을 이룬 옷주름이 왼쪽어깨에서 내려와 허리부분과 무릎에서 표현되어 있다. 오른손은 끝이 땅을 향하고 있으며, 왼손은 무릎 위에 올려져 있다. 비록 목부분이 훼손되어 원형의 모습을 잃었지만  조성 시기가 고려 전기로 추정되는 불상이라고 한다. 

 

굵은 빗속에도 많은 문화재를 접하니 하루의 여행이 지루하지도, 비 맞는 지도 모르고 지낸듯 하다. 늘 보아왔던 보룽이 아닌, 알려지지 않은 사찰에 자리한 석불상들을 보게 된 것이 오늘을 더욱 즐겁게 한다. 빗속에 가벼운 마을으로 집으로 향하는 것은, 무언가를 이룬데서 오는  즐거움 때문인 것 같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을 달려 집으로 향한다. 

 

如一유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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