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如一同行 백 네번째 - 영덕

세종해피뉴스 2023. 4. 20. 21:43

- 장육사 건칠관음 보살 좌상

 

동해를 찾아본다. 오늘은 영덕의 보물을 찾아 나선다. 이곳 영덕에는 유금사의 삼층석탑과 장육사의 건칠관음보살좌상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오늘은 장육사의 관음보살을 뵈러 간다. 두 사찰을 모두 방문하는 것보다 한 곳은 후일을 기약하고, 여유로이 이곳 저곳 기웃 거리며 동해를 즐기려 한다. 바닷가에 도착하여 푸른 빛의 바닷물이 검은 바위를 때리면서 일으키는 포말을 바라보며, 한동안 물멍때림 시간을 가져본다. 예전엔 그리도 가슴 설레며, 엑티브 하게 바다를 즐겼는데, 이제는 멀리 떨어져 평안한 마음을 얻고저 하는 곳으로 변해 간다. 여러 생각을 가지며 바닷길을 따라 북으로 향한 해변 길을 달린다.

 

[동해]

장육사를 찾아 가는 산으로 들어서는 길에 몇몇의 사연이 있을 듯한 가옥과 정자를 만난다. 길에서 맞이한 나옹선사의 이야기와 유적 나옹선사가  집 떠날 때 지니던 반송 지팡이를 어머니에게 하직 인사를 하던 자리에 꽂은 것이 고목이 되고, 나옹이 큰 스님이 되어 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반송정이라 불린다. 그러나 6·25 전쟁을 겪은 뒤 1965년 고사하게 되어 그 자리에 세운 정자가 지금의 반송정이다

 

[반송정]

나옹선사와 관련한 반송공원은  길가에서 쉽게 접한다.  신기리에는  나옹선사를 기리며 만든 반송정과 강원헌이 자리한다. 이곳은 나옹선사의 이야기가 담긴 테마 공원인 듯하다. 

이곳서 태어난 나옹선사는 문경 공덕산 묘적암에서 요연선사를 만나 중이 되어,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며 수행을 한다. 그리고 원나라에서 인도승 지공을 모시고 구도유학하여,  지공 무학과 함께 3대화상으로 꼽힌다. 길가에서 반송정만 바라보다 돌아가는 길에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내 장육사로 향한다.

  

[대봉재사]

오서로를 가다보면 멀리 벌판에 보이는 한옥 건물을 보게 된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소로를 돌아 내를 건너 당도한다. 조선 전기의 문신인 권자신을 가운데 권책과 권상길의 위패를 함께 모시고 제사 지내는 건물이다. 권자신은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 사육신과 함께 살해된 분이고, 단종 외할아버지 권전의 증손자인 권책은 13살 나이에 단종 복위 사건에 연루되어 영해로 위배되어 정착하여 살은 분이다. 권상길은 병자호란 때 청(淸)에게 항복을 반대했던 분이다. 본채인 추감루는 앞면 3칸·옆면 1칸 반 규모의 제례 공간이다.  축대 위에 가운데 마루를 두고 양쪽에 온돌방이 있다. 앞쪽 아래채는  양쪽에 온돌방이 있는 ㄷ자형 구조를 이고. 오른쪽에는 경모재가 있다. 

 

길을 재촉하여 장육사 입구 계곡을 타고 올라 근간에 지은 일주문을 지나 주차장에 당도 한다.  사찰의 진입부는 일주문 등 주변에 많은 공을 드린 흔적이 보인다. 

 

[ 장육사 흥원루 ]

사찰로 들어서는 입구의 흥원루는 아래층 보다는 윗층이 큰 모습과 단청이 없는 모습이 여느 사찰과는 다른 오래된 절집의 인상을 갖게 한다. 운서산 장륙사는 고려 공민왕(재위 1351∼1374) 때 나옹선사가 처음 세웠다고 전한다. 조선 세종(재위 1418∼1450) 때 산불로 인해 불에 타고 그 후 다시 절을 세웠으나 임진왜란(1592) 때 훼손되어 다시 절을 세웠다. 광무 4년(1900)에 수리하였다고 한다.

 

[경북 유형문화재 장육사 대웅전]

흥원루를 지난 마당에 단을 쌓아 만든 장육사 대웅전은 태조 4년(1395)에 태조와  부인 신덕왕후 강씨를 기려 지방관리들이 중심으로 만들고, 7년에 개금 공사를 하고, 숙종 3년(1677)에 수리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앞면 3칸·옆면 3칸의 규모이며,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는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방식이다. 대웅전 내부로 들어서 이내 삼존불에 참배를 드린다.

 

[장육사 삼존불]

 가운데 아미타 부처님 좌우는 대세지 보살과 관세음 보살이 모셔져 있다. 보물인 건칠 관음 보살이 이곳에 모셔져 있다가 새로이 관음전을 지어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경북 유형문화재 장육사 영산 회상도]

장육사 대웅전(경북도 유형문화재 제138호)의 삼존불 후면에 걸린 후불탱화이다. 석가가 영취산에서 여러 불․보살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묘사한 영산회상도 이다. 본존 석가불이 중상단부에 위치하고, 그 양옆으로 4천왕, 10보살과 10대제자, 4분신불, 구름위에서 내려다 보는 신중들이 본존불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좌대 하단에는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좌우에 각기 묘사되고, 둘레에는 많은 범문이 있다.

이곳 장육사의 대웅전 건물 안의 벽화가 있는데 건물내를 장식한 벽화를 바라보는 호강을 누린다.

 

[경북 유형 문화재, 영덕 장육사 대웅전 벽화]

이 벽화는 장육사 대웅전 내부 벽면 및 천장에 그려진 벽화로, 문수·보현동자도, 주악비천도, 운룡도, 나한·조사도 등 총 18점이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조성시기 및 제작자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으나, 문수·보현동자도, 주악비천도의 경우 건물 내부에 봉안된 불화(영산회상도와 지장보살도 : 1764년 조성)와 표현양식 등에서 비슷한 양식을 보이고 있어 同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경북 유형 문화재, 영덕 장육사 대웅전 벽화]

 퇴색한 색상에서 오는 세월의 흔적도 느껴 보지만, 밫바라기 전의 모습은 개금 불당과 어울려 무척이나 화려한 법당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발길을 보물인 관음보살상이 모셔진 대웅전 윗단의 관음전으로 옮긴다. 1989년 보물 제 993호로 지정된, 장육사 관음전 안의 건칠 관음 조살상은 보기 힘든 종이로 만든 불상이다. 

 

[관음전 내부]

천수천안관세음보살도가 후불탱화인 관음전으로  2007년에 이운식을 가지고 건칠관음조살을 새로이 모셔졌다고 한다. 보물에 합당한 대접을 받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보물 제 993호 영덕 장육사 건칠 관음 보살좌상]

장육사 관음전의 주존불로 높이 86㎝의 조선 초기 건칠보살좌상이다. 일반적으로 건칠불의 표면은 삼베위에  칠을 입히는 공정을 반복하여 일정한 형태를 이루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보살상은 삼베 대신에 종이를 이용하였으며 머리의 보관은 나무로 만들어 올렸다고 한다. 불상 안의 복장 발원문인 원문(願文)과 개금묵서명(改金墨書銘)을 통해 홍무 28년(태조 4년, 1395)에 영해부사 백진과 주민들의 시주로 조성되었고, 영락 5년(태종 7년, 1407)에 개금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금기 등에 의하면 위장사 선당 관음 보살이라 기록하고 있음을 볼때, 영해도호부 용두산 우물 옆에 있었다는 위장사에 안치되었던 불상으로 보인다. 얼굴은 사각형인데 눈이 치켜 올라갔고 코도 날카로우며 표정이 완고하다. 상체는 앞으로 깊게 숙였지만 비교적 건장한 편인데 사각형이면서도 어깨가 자연스럽고 가슴의 양감도 어느 정도 드러나 있는 편이다. 오른손은 가슴에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있고, 왼손은 무릎 아래로 내려 역시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있다. 14세기 초의 보살상에 비해 장식성이  강조되어 가슴의 목걸이,  소매, 배, 다리에까지 구슬장식이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다. 양 어깨에 걸치고 있는 옷은 가슴을 트이게 하고 가슴에는 속옷과 바지의 매듭을 나타내고 있다.

 

영덕에서 나고 자란 나옹화상은 1320년~1376년 고려 후기의 고승으로, 법명은 혜근 법호가 나옹이라 불린다. 중국의 지공스님으로 부터 인가를 받고 무학에게 법을 전하며, 여주 신륵사에서 입적하신다. 신륵사 보제조자 석종 사리탑( 보물 제 22호)모셔진다. 크게 깨달음은 양주 회암사에 인가 받아, 회암사에도 부도와 석등이 존재한다.  중국의 지공, 평산 처림에게 인가를 받고 무학스님에게 법을 전하여 조선시대 불교의 초석을 세운분이다. 

 

동해안의 사찰에서 고풍으로 잘 보전 된 벽화와 특히 건칠 관음상의 다소 거친 느낌의 모습이 인상적이라 생각한다. 뜻하지 않게 나옹선사에 대한 일정을 소화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시비의 나옹선사 선시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를 읊어보며,  돌아가는 길을  바닷길로 택하여 울진까지 북상 후 태백산맥을 넘는다.   

 

如一유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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